서머싯 몸의 소설 <달과 6펜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자신의 꿈을 선택한 천재적 화가의 예술과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화가 고갱의 삶을 따른 소설이어서 더 관심이 갔는데요. 책을 읽으며 타히티의 여인들을 그린 고갱의 그림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기도 했고요.
달과 6펜스

달과 6펜스 (The Moon and Sixpence) - 서머싯 몸
<달과 6펜스>는 1919년에 출간된 소설로,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서머싯 몸은 이 소설을 위해 고갱이 머물렀던 타히티를 직접 여행하기도 했다고 하죠.
✔️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
스트릭랜드는 전형적인 예술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게 묘사됩니다.
키가 크고 덩치가 있으며, 어딘가 투박한 인상. 붉은빛이 도는 콧수염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지만, 그마저도 매력을 더해주지는 않습니다. 선량하고 정직할지는 몰라도 결코 인상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표현되죠.
소설 속에서 스트릭랜드는 예술가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외모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화가였습니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이 소설의 표지에는 폴 고갱이 그린 자화상이 실려 있습니다. 소설 속 스트릭랜드와 그 그림 속 고갱의 모습이 꼭 닮아있네요.
달과 6펜스, 달을 선택한 사람은 행복했을까
달과 6펜스는 어떤 의미일까. 사실 책을 읽으며 전혀 와닿지 않았는데요. 책 뒷부분 해설을 보고 그 의미를 알고 나니 음, 소설이 다시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달은 상상의 세계나 열정을 의미하고 6펜스는 돈과 물질의 세계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즉, 달은 이상, 꿈, 인간이 지향하는 삶을 의미한다면 6펜스는 현실, 안정된 삶, 세속적 욕망을 암시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6펜스를 보며 살아가죠. 달을 꿈꾼다 해도 이상으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달을 쫓았죠. 6펜스를 버리면서요.


✔️ 사람들에게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안정적인 삶을 버린다는 건 너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직업, 가족, 사회적 위치를 내려놓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삶을 틀어버린다는 건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상상으로 끝나버릴 일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실행에 옮기죠. 심지어 더 나은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유로요. 남겨진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선택이었죠.
이런 마음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어요. 특히 가족을 내팽개치듯 버리고 자신의 이상을 찾아가는 일, 보통 사람이라면 그게 얼마나 가능한 일일까요.
천재성과 인간성은 함께 갈 수 있을까
소설에는 스트릭랜드와 대비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화자의 친구 더크 스트로브인데요.
스트로브는 착하고 너그러운 성품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리 야무지진 못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은 훌륭했지만 평범한 그림밖엔 그려내지 못하죠.
반대로 스트릭랜드는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화가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죠.

스트로브는 스트릭랜드의 그림을 보고 언젠가 돈이 많이 되는 작품일 것이라 확신합니다.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그는 처음부터 스트릭랜드의 천재성을 알아보죠.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자신의 욕망에 가족도 쉽게 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 여자는 쾌락 충족의 수단일 뿐이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생활이나 돈, 명성도 안중에 없습니다.
가끔 보죠. 예술적인 감성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행동들. 예술적인 면모가 너무 높아서 평범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예술적 가치가 높아 보이는 건지..
천재성과 인간성을 같이 요구하기엔 힘든 일일까요. 위대한 예술에는 인간성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지 말이죠.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산다는 것
소설 초반 화자는 스트릭랜드 가정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부부와 자녀 둘, 전형적인 중산층 가족의 모습이며 별다른 파동 없이 잔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면서 이 가족은 '배경과도 같이 흐릿하다'는 표현을 합니다. 아마 화자가 평범한 삶보다 뭔가 모험적인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이어서 더 그렇게 보였을지도요.
겉으로 보기에 문제없어 보이는 이 가족은 스트릭랜드가 가족을 버리고 파리로 떠나면서 깨져 버립니다. 사람들은 그가 여자와 바람이 나서 가족을 버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죠. 스트릭랜드는 오직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에 그런 행동을 합니다.
✔️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평범한 가정을 지키는 삶, 혹은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삶.
어느 쪽이 더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이란?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걸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분명한 건 어떤 선택이든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것, 그리고 어떤 선택이든 다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것 아닐까요.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연수입 일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정리하며
화자는 스트릭랜드의 그림을 보고 처음에는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합니다. 스트릭랜드가 6년 동안 그린 그림을 모두 보여주지만 사고 싶은 그림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의 작품이 인정을 받은 뒤에는 후회합니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독창성을 과거에는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이죠.
소설 속에서도 화자가 잠깐 언급했던 것 같아요. 자신은 그림에 대한 심미안이 별로 없었다고. 사람들이 기준을 잡으면 그에 맞게 그림을 볼 뿐이라고요.
아마 보통의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요. 작품이든 그림이든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해석을 봅니다. 그런 다음 내가 본 작품을 그 해석에 맞춰 이해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달과 6펜스>라는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처음부터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듯합니다. 이 작품의 해석이 그렇다고 말하니 '아 그렇구나' 하는 거죠. '달'과 '6펜스'가 의미하는 것을 힌트 없이 알아채는 사람이 누굴까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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