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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알랭 드 보통의 소소한 즐거움, 일상의 작은 기쁨 찾기

by bignote 2025. 10. 10.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 이름에 이끌려 선택한 책입니다. <소소한 즐거움>은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에서 나온 책으로, 뭔가 크고 대단한 행복이 아닌 일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작은 기쁨을 찾아볼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소소한 즐거움 - 알랭 드 보통

영국의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은 '인문학과 실생활의 접목'을 목표로 성인을 위한 인생학교를 설립했고, 이 인생학교는 사람들에게 즐거움, 배움, 위로, 변화를 주기 위한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소소한-즐거움-책-앞표지

소소한 즐거움 / The School of Life 지음 / 이수경 옮김

발행 2017년 12월 / 와이즈베리

 

소소한 즐거움,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리가 살면서 겪는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자!'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큰 성공과 성취감, 만족할 만한 경제적 부, 사람들의 존경 등 뭔가 대단하고 이루기 힘든 것을 갖는 것 만이 우리를 즐겁고 기쁘게 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일상생활을 하며 순간순간 느낄 수 있는 즐거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물건들, 이런 기쁨과 행복은 아름답고 의미 있지만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그래서 일상에서 우리를 살짝 미소 짓게 해주는 순간들을 찾아볼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소소한 즐거움 - 공감되는 챕터

<소소한 즐거움>은 각 챕터별로 일상 속의 작은 기쁨을 소개합니다. 목차를 보면 가벼운 소재이지만 철학적으로, 때로는 심오하게(?) 소소한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52개의 챕터 중에서 제가 좋았던 부분입니다.

 

14. 창밖 응시하기 / 16. 너그러운 비관주의 / 17. 자기 연민

27. 아이 손 잡기 / 28. 오래된 돌담 / 32. 자꾸만 듣고 싶어지는 노래

36. 부모님의 옛날 사진 / 38. 사이프러스 나무 / 47. 늦은 밤의 산책

이 외에도 할머니, 나에게 귀 기울이는 친구, 깊은 밤 깨어 있는 시간, 일요일 아침, 오래된 스웨터... 특별할 건 없지만 생각만 해도 살짝 미소 짓게 되는 것들이네요.

 

그리고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구절입니다.

창밖 응시하기 - 역설적이게도, 창밖을 내다보는 행위는 바깥 정경을 감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 마음의 내용물을 관조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내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안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나 자신도 잘 모르는, 제대로 마주한 적 없는 수많은 내가 내 안에 존재한다. 그 수많은 내가 지닌 잠재력은 안에서 그저 웅크리고만 있다. 고즈넉하게 창밖을 응시하는 순간이야말로 마음 가장 안쪽에 있는 고요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일상의 작은 기쁨 찾기

이 책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다른 책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바쁘고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어요.'

 

하지만 1년 365일을 여행만 하며 지낼 수는 없는 일. 여행을 많이 다닌다 해도 그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여행을 가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은 그저 평범한 삶의 연속입니다.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날들이죠. 그 시간들을 어떻게 지내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일상을 돌아보자는 내용이 이 책과 일맥상통하죠.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함으로써 얻는 행복도 좋겠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들이 주는 만족감도 우리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듯합니다. 우리 주변의 작은 일들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다만 우리는 무심히 지나칠 뿐이죠.

 

찾아보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은 곳곳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취향에 딱 맞는 영화, 초여름 저녁 상쾌한 바람, 친한 친구, 빗소리, 포근한 침대, 커피 한 잔... 난 무얼 좋아하나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때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이었죠. 일상생활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자는 말. 큰 목표나 먼 훗날의 행복을 위해 힘들고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일상의 작은 기쁨들이 우리를 지탱해주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