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여행의 이유, 책으로 보는 알쓸신잡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 <여행의 이유>는 가볍게 접했다가 진지하게 (읽기를) 끝낸 책입니다. 책의 제목을 보고는 여행을 하는 이유가 쉽게 쓰여있을 것만 같았는데 책의 내용을 보면서 든 생각은? 책으로 보는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느낌이었습니다.

목차

김영하 산문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발행 2019년 4월 / 문학동네

 

제가 읽은  <여행의 이유>는 2022년 2월에 나온 책(1판 35쇄)이고요. 출간 후 60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2024년에 개정증보판이 새로운 표지로 나와있습니다. 에세이가 수십만 부 이상 판매되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하는데 이 책이 인기가 많긴 한가 봅니다.

 

<여행의 이유>는 모두 9개의 소제목으로 되어 있으며 여행을 중심으로 책, 작가의 경험과 생각, 여행과 인생을 깊이 있게 다루는 책입니다. 마치 TV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서 보았던 것처럼 작가의 인문학적 지식과 생각을 말이 아닌 글로 설명해주고 있는 느낌이네요.

 

<여행의 이유> 차례

- 추방과 멀미

-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 오직 현재

-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 노바디의 여행

- 여행으로 돌아가다

 

책으로 보는 알쓸신잡

2017년 시작된 [알쓸신잡]이라는 TV프로그램에는 김영하 작가도 출연했었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내를 여행하며 다양한 관점으로 여행에 관한 수다를 즐기는 프로였습니다.

 

저자는 이 책 <여행의 이유>에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이라는 소제목으로 알쓸신잡 썰을 풀기도 합니다. 당시 그 프로그램을 재밌게 봤던 사람으로서 프로그램 뒷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고요.

 

<여행의 이유>에서 저자는 여행에 관련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여러 다른 도서, 시사, 상식 등으로 풀어나갑니다. 사실 그리 쉽게 술술 읽히지만은 않았습니다. TV 프로그램이라면 여러 가지 자료를 화면에 띄워서 한눈에 들어오게 보여주었을 텐데, 책에서는 온전히 혼자 생각하고 스스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나가야 하니까요.

인생은 여행, 우리는 모두 여행자

이 책에도 나와있지만 우리는 흔히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곧 여행자가 되고요.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 며칠 잠깐 여행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우리는 지구별에 와서 잠깐(동안의 인생)을 살다가 돌아가는 거죠. 그 어딘가에서 이곳에 왔다가 여러 가지 일을 겪고 결국은 다시 어딘가로 떠난다.

 

소제목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속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류는 한 배에 탄 승객, 여행을 통해 환대와 신뢰를 거듭하여 경험한다.'

 

우리는 이곳에 태어나면 먼저 와있던 사람들의 환대를 받고 그들과의 신뢰를 쌓으며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그러다 먼저 왔던 사람들은 돌아가고 남아있는 우리는 우리가 받았던 그대로 새로 온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며 또다시 관계를 쌓아가고요.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받은 환대와 배려는 그 당시 큰 도움이 되고 또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누군가가 베푼 도움을 기억하고, 우리는 또 다른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배려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됩니다.

 

스스로를 작가이며 여행자라 칭하는 저자. <여행의 이유>로 저자의 다양한 여행 경험과 생각들을 접할 수 있었고, 여행과 인생을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 속 좋았던 한 줄

✔️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은 현재 안에 머물게 된다. 과거의 후회할 일을 잊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는 것이 여행.

✔️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행이란? 현실의 역할과 할 일을 내려놓고 나와는 상관없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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