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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이나가키 에미코 간단한 집밥

by bignote 2025. 9. 9.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단순히 제목에 이끌려 선택한 책입니다. 먹고 산다는 것,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죠. 어찌 보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저자의 요리 철학이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 이나가키 에미코

먹고-산다는-것에-대하여-책-앞표지와-앞날개에-특유의-헤어스타일을-한-저자-사진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 김미형 옮김

발행 2018년 6월

 

책 표지의 앞날개 부분에 나온 저자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보니 언젠가 TV에서 본 얼굴이 생각나더라고요. 무슨 다큐였던 것 같은데, 미니멀리즘 혹은 이른 퇴직에 관한 것이었던 것 같아요. 저자의 머리 스타일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

이나가키 에미코는 아사히 신문사에서 논술위원과 편집위원으로 근무하다 2016년에 퇴사를 했습니다. 그런 후 미니멀리즘을 생활화하며 여러 책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저서로는 <퇴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살림지옥 해방일지> 등이 있습니다.

 

먹고 산다는 것 - 간단한 집밥으로 찾은 자유

이 책은 아사히 신문 기자였던 저자가 회사를 그만둔 후, 작은 집에서 최소한의 도구(?)로 어떻게 먹고 사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퇴사하면서 따박따박 들어오던 월급 없이 살아가는 일이 불안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 어떤 불안도 불만도 없이 자유롭게 잘 살고 있다고 하죠.

 

'돈만 있으면 두 발 뻗고 속 편하게 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결국 아무리 많아도 안심할 수 없는 게 돈이다. 그러니 '돈을 모으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건 허황된 꿈이다.'라고 말합니다.

 

저자가 진심 자유롭고 마음 편할 수 있는 건 '요리'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밥, 국, 채소절임을 기본으로 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밥상. 소금, 간장, 된장이라는 최소한의 양념과 제철 채소의 활용. 요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아도 맛있고 멋스러운 밥상이 만들어집니다.

 

사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먹다가는 영양실조에 걸리는 거 아냐? 가장 만만한 달걀도 없이 단백질은 어디에서 보충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책 중반 이후 저자가 어떻게 먹고 있는지 밥상 사진이 나오는데요.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맛은 어떨까, 좀 심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갖가지 야채의 색깔 때문인지, 플레이팅 때문인지, 아무튼 깔끔하고 정갈해 보였습니다. 현미밥, 장아찌, 야채 넣은 된장국, 야채 쌀겨절임, 튀긴 두부 완자, 된장 볶음, 간장 조림 등의 음식이 보기에 그리 심심하지 않더라고요. 기름진 맛이 없는 특유의 담백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먹고-산다는-것에-대하여-책-앞뒤표지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저자는 최소한의 양념제철 채소를 이용하여 식재료비가 적게 들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데에도 10여분의 시간만 쓰는 생활을 하며 자유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최소한의 주방 도구로 만들 수 있는 것만 만들기. 요리법도 볶든가, 조리든가, 생으로 먹든가의 선택. 매일 먹는 밥에 진수성찬을 차려낼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평범한 재료 본연의 맛 찾기. 만들 수 없는 걸 만들지 않을 자유를 찾자! 와우. 요리에 대한 부담감(?)이 확 사라지는 말이네요.

 

사실 혼자 살든 가족과 함께 살든 오늘 뭐 먹지?의 고민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음식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면 그 고민은 더 커지고요. 식재료 준비부터 재료 손질, 요리 과정을 거쳐 보기 좋게 담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요리에 진심이라면 요리 자체가 기쁨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을 해서 행복하게 먹는 모습은 누가 봐도 좋죠. 하지만 저처럼 요리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 부담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덜 느끼는 방법도 필요할 듯합니다. 가끔은 잘 차려진 음식도 필요하고 또 요리 준비에 스트레스 덜 받는 식단도 필요하고요.

 

이 책을 읽고 저자만큼의 음식(요리) 철학을 갖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참고는 할 것 같습니다. 음식이나 주방 살림에 있어서 미니멀리즘은 필요하니까요. 쓰지도 않은 조리 도구, 구석에 박힌 그릇들, 유통기한 임박한 냉장고 식재료들... 사실 신경 쓰지 않고 살아도 그럭저럭 생활은 굴러가겠죠? 정신이 돌아왔을(?) 때 한 번씩 거창하게 정리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돈 낭비,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뭔가 나만의 틀을 만들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